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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림일기] 나에게 해주는 이야기.
이름: 식이~! * http://www.sik2.com


등록일: 2011-01-23 23:23
조회수: 4376 / 추천수: 892


이보게 친구...

여기 잠시 앉아 보시게.

오늘은 자네를 잡고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서 그러네.

어허... 이 친구 내 표정만 보고도 내가 우울한걸 알아채다니...

하긴, 지겨운 얼굴 몇년을 봤는데 숨길 수 있겠나.

어허... 이친구... 나만 늙고 자네는 아직 청춘인줄 아는겐가.

자네도 많이 늙었다오.

자네나 나나 이제 곧 마흔 아닌가.

뭐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고...

불혹에 대한 생각이 문득 떠올라서 내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거네.

불혹이라는 생각을 하니 여기도...



저기도...



요즘 들어 눈에 밟히는건 어쩔 수 없군 그래.

불혹.

철없던 시절부터 그래온것 처럼 장난기 어린 반항심으로 모든 유혹에 흔들려 주겠다고 농담 처럼 이야기 하곤 했지.

누가 뽐뿌를 하면 질러주고 말야.

그냥 나이 마흔을 불혹이라고 부르는 구나 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한순간 이래서 불혹이라고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네.

물론 그냥 나만의 정의이니 그러려니 하면서 들어주게.

불혹.

나이 마흔을 채웠던 시간을 되돌려 생각 해보세.

남들과 같은 시기의 배움.

참 많았던 시행착오.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처해 괴로워하며 절망하던 시간.

내 심장 소리가 옆사람에게 들릴것 같아 부끄러웠던 첫사랑.

영원할줄 알았던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버려졌던 외로움.

...

그러면 지금은 어떠한가.

성취의 달콤함을 몇번은 맛 보았고.

지금 자신의 길에 어느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넘치지 않을 정도의 자신감으로 세상을 향하고.

분에 넘치는 호기로움도 한번쯤 휘둘러 보고 싶어 하지.

...


문득 자신이 시간의 풍파를 헤쳐오며 남루한 꼴이 되어 산 중턱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는 이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제 남은 세상사에 처음부터 끝까지 걷지 않아도 이 길이 어떤 길일지 알것 같은 시기.

그래서 내키지 않으면 다 안다는듯 아예 걸어가지 않으려 하는 경험의 신뢰와 실패의 무서움을 느끼는 시기.

어쩌면 불혹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실패했을때 되돌아 가야할 시간이 무서워 유혹에 강한'척'을 하는게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네.

별거 아닌 이야기를 너무 거창하게 시작 했나보군.


그렇게 새파랗던 하늘이 붉게 물들어 가는것을 보니 이제 하루가 지나 가려나 보군.

친구... 오후 4시 58분의 권태로움을 한잔의 술로 나와 함께 즐겨 보시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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